책 한 권, 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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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본 책 중 가장 ‘격렬’했다.
2. 눈으로 '텍스트'를 보고 있는데, 피아노 선율이 들린다.
3. 온다 리쿠는 피아노 천재를 이야기했지만, 그녀 역시 재능을 선물받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2017 제 14회 서점대상 1위 / 2017 나오키상 동시 수상
일본에서 대중성을 보장하는 두 개의 상이 하나의 작품을 선택한 것은 꿀벌과 천둥이 처음으로, 그만큼 국내에 번역본이 출간되기 전부터 판권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어렸을 적, 나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까지 피아노학원은 으레 그 나이에 거쳐야하는 하나의 관문이었던 때가 있었다. 집에서는 그 시대에 유행한 영창피아노까지 사주셨지만 엄마는 내가 별다른 재능이 없다는 걸 알았고(나 또한 알았다.) 체르니 100번에서 이만 접고 학습지를 하게 했다. 하지만 한 곡쯤은 제대로 막힘없이 치고 싶은 열망은 분명 있었다. 그 열망은 나이를 먹어가며 현실적인 고민과 함께 사라져버렸지만 이 책을 보고나니 재능을 선물받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이 역시 갈 길이 아니었다는 생각과, 그럼에도 한 곡쯤은 제대로 치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친다.
읽는내내 꼼짝없이 음표 속에 갇혀버렸다.
구상 12년, 취재 11년, 집필기간 7년이라는 긴 시간을 꿀벌과 천둥을 위해 쏟은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과 남아있는 페이지가 줄어드는게 아쉬운 마음으로 700페이지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쇼미더머니는 봐도 클래식을 찾아서 들을 일은 없었다. 이런 나 같은 클래식 문외한이 충-분히 상상하고 느끼고, 들릴 수 있도록 작가는 이 책에 애정과 사랑을 담았다. 피아노 콩쿠르라는 단 한 가지 주제와 그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전형적이고 위험한 설정임에도 물 흐르듯 방대한 양이 흘러간다. 클래식은 어렵고 고루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나도 음악이 가졌던 나도 음악이 가진 그 원초적인 힘과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Born to be 피아노 천재 '가자마 진',
-한 때 천재소녀로 불렸으나, 음악계를 떠났다가 돌아온 '에이덴 아야'
-엘리트 코스를 차근히 밟고서 클래식의 대중성을 갖춘 '마사루'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평범한 직장인 '아카시'
이들은 예술계의 숙명처럼 서로의 비교대상이 되기도 하고,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이들 중 누구를 응원할것인지는 독자에게 달렸다. 온다리쿠는 한 명의 천재를 응원하게끔 하는 뻔-한 구도와 대립을 만들지 않았다. 아마 작가는 긴 취재 끝에 콩쿠르에 참가한 지원자 어느 누구도, 1위를 빛나게 해주는 겨우 그런 존재로 만들 수 없지 않았을까. 책에는 지원자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온다리쿠의 진심어린 존중이 사방에서 묻어났다.
https://www.youtube.com/watch?v=614oSsDS734
온다리쿠가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네 번의 대회를 참관하였는데, 두 번째 참관(2009년 하마마츠 콩쿠르)의 우승자가 바로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씨다. 그리고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쇼팽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자가 된다. 이 아이는 음악의 신에게 사랑받고 있다 는 책의 구절처럼 좁은 곳에 있는 음악을 세상으로 데리고 나온 피아노 천재이다.. 누구나 꿈꿀 수 있지만, 아무나 다다를 수 없는 경지에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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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이 음악을 드넓은 곳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을까요?
소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 가만히 선생님에게 속삭였다.
언젠가 반드시 선생님과 약속한대로, 음악을 데리고 나가겠어요.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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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피아노소리는 예쁜 장식함에 담아 아름다운 리본을 묶어 살며시 내미는 선물 같았다.(p306)
beyond letter.
글자너머 피아노 선율이 귓가이 들리는
꿀벌과 천둥. 너무 좋았다.
자, 이제 당신의 음악을.
온다리쿠의 꿀벌과 천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