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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imdb 영화 페이지
(언제나 그렇듯이, 스포일러 있습니다.)
시작은 강렬했는데 뒤로 갈수록 용두사미인 영화. 왕년에는 잘나갔다고 생각하는 브래드씨가 같은 대학을 나온 동창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습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에 루저 감성 오지게 느끼는 스토리다. 그 묘사가 꽤 날카로워서 중후반까지 몰입해서 봤다. 내 상태와 비슷한 느낌도 들고, 아마 내가 브래드씨 나이정도 되면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친구들'과의 간극은 지금보다 더 커질테니...
적나라해서 부끄러운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우울한 감정의 묘사에 이어지는 갈등 해소의 지점들은, 솔직하고 허무하다. 브래드가 위안을 얻는 과정도 결국은 '비교'였던 것. 잘나가는줄 알았던 친구들이 사실은 다들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주인공은 점차 안정을 되찾는다. 영화를 보던 당시에는 '그래봤자 결국 정답이 비교라니!' 하며 좀 아쉬웠는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참 정직한 플롯이다. 비교로 우울해진 자, 비교로 회복될 것이니.
유럽이나 미국의 상류층 의식과 계급 친밀도는 우리나라보다 더 견고하다. 미국 사람들은 다들 평등하고 대학 같은것도 안물어보고 직업도 신경 안쓰는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예컨대, 학벌 따지는 것도 엄청나고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심하게 학부와 석사 이후 과정을 따진다. (학부를 '출신'으로 치는 느낌) 이런 모습들은 보통 영화에서 잘 나오지 않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매사에 쉽게 만족하고 감동하는 브래드의 아내나, 순수함이 사람으로 태어난듯한 브래드의 아들이 더 영화같은 캐릭터가 아닐지...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찬 하버드대 학생들의 등장은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극중에서는 브래드의 과거 모습의 재현처럼 나온다. 그랬던 대학생이 2x여년 후 '돈 버는 직업을 할 걸'하며 후회하는, 빛을 잃은 아저씨가 되어있다. 나는 그 대학생들과 브래드의 중간 지점을 살아가고 있다. 나이가 절대적인 경험의 척도가 되지는 않지만, 난 확실히 대학생들의 이상적이고 뜨거운 노력을 존중하면서, 브래드의 한탄과 자괴감이 낯설게 느껴지지도 않는 어정쩡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인생에 정답은 없고, 이 영화도 굳이 정답을 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브래드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을 보여주는게 다이다. 상처받은 브래드와 동질감을 느끼는 것 자체만으로도 약간의 위안을 얻을수는 있지만, 그래도 결론적으로 다시 '비교의 로직'을 타다보면 결론은 현시창이 되는 불편한 진실.
결론적으로, 뭐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영화였다. 벤 스틸러를 워낙 좋아해서 보긴 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IMDB 평점은 별 3/5개다. 저는 별 두 개 반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