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벌써 2년 전 일이다.
체스와는 다르다면서,
기계가 절대로 인간을 이길 리 없다고
자신 있게 큰 소리 치던 해설자의 표정이 굳어지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기계의 실력은 너무나 압도적이었고,
인간 최강 기사인 이세돌이 3연패를 당한 이후에는
마치 인간 시대의 끝이 도래한 듯
모두 급격한 불안감을 느껴야만 했다.
비록 4번째 경기에서
인간을 초월한 한 수로 간신히 이기기는 했지만,
그것이 알파고를 상대로 한
역사상 최초이자 마지막 승리가 되고 말았다.
그 후 벌써 2년이 지났다.
당시에는, 특이점이 벌써 온 것이 아니냐고,
1년만 지나도 전 세계에 인공지능이 범람하고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발전의 속도는 너무나 더뎌서
그런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런 추세라면
딱 10년 뒤면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의 모습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 산업혁명보다 10배 더 빠르고, 300배 더 크고, 3,000배 더 강하다!
‘미래의 속도‘라는 책에 나온 문구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 통계와 자료들을 가지고 그런 미래를
예측하고 있으나, 나는 좀 더 직관적인 개인적
경험을 통해 미래의 속도를 예측하고자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비트코인이다.
물론 비트코인은 급격한 시세 상승을 이루기는 했지만
그래프를 보면 불과 2년 사이에 가장 급격한 기울기의
성장을 이루었다.
물리학 법칙이 그러하듯
발전의 속도 역시 가속도가 붙는다.
지금의 속도로 미래의 속도를 예단하면 안 된다.
나는 불과 4개월 전 까지만 해도
구식 플스2 게임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 옛날 재밌게 한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랬고
요즘 나오는 게임을 따라잡기에 앞서
예전에 못했던 명작 게임들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 추억보정 때문이었을까.
생각처럼 재밌지는 않았다.
그리고 곧장 플스4와 엑스박스원 사서
게임을 해 보고는, 그 20년의 격차를 실감했다.
아니, 20년으로 갈 것도 없다.
불과 10년 사이의 발전을 체감하고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게임기로 체감이 안 된다면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10년전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얼마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 스마트폰으로 길을 가다 인터넷을 접속하는데,
나에게는 당시 그런 개념 자체가 너무나 대단했지만,
당시의 성능은 썩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로부터 딱 3년 후,
밖에서 인터넷을 하는 게 꽤 괜찮아졌으며
이후로 지금까지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2년 전 알파고를 보면서
대부분 직업의 소멸을 장담했다.
자율주행이 개발되면 운전하는 사람들이 사라질 것이고
(심지어 사고 방지를 위해서
레이싱 경기 같은 경우를 제외하자면
인간이 운전하는 자체가
불법이 될 여지가 높다고 보고 있다.)
자동번역이 발달하면 외국어 학원들과
번역가들의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에 그런 직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잠시 겁을 먹었겠으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상은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인다.
때문에 어쩌면 그런 걱정이 기우였고,
그런 미래는 먼 훗날에나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은 점점 가속하고 있다.
2년 전 나는 번역기를 써 보고
내 예상이 너무 나갔구나 싶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 번역기를 써 보고는,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빠르다.
정말 빠르다!
기술의 발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목소리를 완벽히 따라하는가 하면
이제는 영상에서 사람의 얼굴을 바꿔치기까지 한다고 한다.
지금이야 조금 부자연스러운 면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게 완벽에 가까워지는 것도 얼마 안 걸리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느려보이지만, 물밑에서는 어마어마하게 가속하고 있으며
그걸 체감하는 순간 이미 세상은 너무나 변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말을 하면 또 겁을 먹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인 점은, 직업이 사라진다고 해서 굶어 죽을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기계로 대체되는 직업들은 그만큼 수당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기존 운전자들은 기계가 대체되는 만큼 운전수당을 받을 것이다.
번역가들은 기계가 번역을 하고 감수하는 것만으로
기존의 수당을 모두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법으로 정하면 될 일이고,
언제나 그랬듯 인간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시대의 희생자들은 지금의 젊은이들이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좋은 공부를 하지 못한 채
의미 없는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것이 안타깝다.
20년 전 별 볼 일 없던 직업이 지금은 굉장한 것이 되었듯,
그것들은 다시 20년 후 별 볼 일 없는 직업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물론 꾸준히 스펙 쌓고 공부한 사람들도 있겠으나
오히려 되는대로 살면서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좋아하는 것에 몰두한 경우가 더 많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성공이란,
돈이나 명예 권력이 아닌,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그 기간이 행복으로 채워졌나 하는 점이다.
노력이 힘들어도 보람을 느낀다면 그것은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의미 없는 공부로 젊음을 즐기지 못하고,
심지어 원하는 것마저 얻지 못했을 때
그 시간은 온전히 불행으로 채워진 낭비가 된다.
인생은 짧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혹자는 너무 낙관론에 치우치면 안 되고
적당히 비관적인 미래도 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인간이 막으려 해도 막아지는 게 아니다.
다만, 산업혁명 시대 기계의 등장 이후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간은 멸종되지 않고 잘 살아 있듯,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가 오더라도
인간이 멸종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혹은 멸종이 된다 해도 그 역시 인간이 막을 수는 없는 것이며,
결국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현실을 즐기는 것뿐이다.
그러니 진정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