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집에 가는 길에는 만화 책방이 하나 있었다.
한권을 빌리는데 300원, 신간은 400원에서 600원이었다.
그 당시 맞벌이 부부였던 부모님은 저녁값, 간식값 등 이런저런 돈들을 식탁위에 놓고 다니셨고
그 돈은 고스란히 만화 책방과 비디오 가게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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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야차> 타카야시 류미코. 1996년 작 / 한국어판은 2006년 출간
제일 처음 보게 된 만화는 견야차, 이누야샤였다. 책방 주인에게 추천을 받은 책이었다.
사실 나는 책을 끝까지 잘 읽지 못한다. 시리즈가 길면 길수록 더 그렇다. 이누야샤도 다 읽지 못했다.
이누야샤를 읽다가 란마 1/2로 넘어가버렸으니 말이다. (처음 란마를 봤을 때 놀란 마음에 깊숙한 곳에 숨겨놨었다)
란마와 이누야샤를 좋아했던 건 눈 작화가 예뻤던 이유도 있다.
중학교 때 잠시 애니고 진학을 꿈꾸기도 했었는데,
전형적인 순정만화형 눈을 좋아했던 내게
이누야샤의 작화는 그것보단 조금 담백하지만 흡입력이 있었다. (셋쇼마루 러브..!)
만화에서 눈은 생명이라 생각했다.
엄청난 임팩트를 줄 수 있고 평면의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그런데 그런 눈을 다 빼버린 작품이 있다. 박수봉 작가의 <수업시간그녀>(네이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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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업시간 그녀 타이틀
내용은 간단하다.
제목처럼 수업시간에 본 그녀와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기록이다.
대신 등장인물들의 눈은 빠져있다.
우린 작가의 호흡에 따라 그들이 어디를 보는지 어떤 눈짓을 하는지를 상상한다.
색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 웹툰은 아마 내가 처음 본 모노톤의 웹툰이었다.
눈도 없고, 색도 없고, 평범한 풍경들을 스케치하듯 그려낸 이 작품의 첫인상이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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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수업시간그녀
하지만 한번 읽어보시라!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지만 그냥 정말 한번 읽어보시라!
네이버에서는 현재 유료로 웹툰 완결 코너에 있다.
단행본이 나온지는 한참 되었지만 아직 단행본으로 보지 못한 작품이다.
하지만 단언코 단행본이라는 ‘책’의 형태로 이 작품을 읽는 것도 분명 기분좋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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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야채 호빵의 봄방학> 썸네일
박수봉 작가는 수업시간그녀로 네이버에서 데뷔를 하였고 이후 올해의 벚꽃도 함께(2015), 버스커 버스커 장범준의 2집 브랜드 웹툰인 금세 사랑에 빠지는(2016), 현재 화요웹툰으로 야채호빵의 봄방학(2018)을 연재중에 있다. 야채호빵의 봄방학도 애독하는 독자로서 이 웹툰도 빠질 수 없다. (수업시간그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박수봉 작가를 좋아하는 건 스쳐가는 시간을 잘 꼬집어 내는 데에 있는 것 같다.
만화라는 형식이 그렇듯 시간을 멈춰놓고 바라보게 만드는데
분명 멈춰있는 그 지점들로 인해 나의 한 지점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쉽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첫 게시물을 업로드 한 이후 어떤 웹툰을 제일 먼저 소개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좋은 작품들은 넘쳐나는데 그 중에서 내가 고르는 게 의미가 있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만화책을 접했던 어릴 적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니 수업시간그녀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말투나 이런 게 조금 어색하더라도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너무 감정적이지 않게 쓰고 싶어서 ‘~다’를 어미로 쓰고 있는데
굉장히.. 로봇같군요..
조금씩 업로드를 하면서 적정한 톤을 찾을 수 있도록 써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