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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을 2년 넘게 해왔습니다. 처음 벽에 붙었을 때는 엄청 힘들었습니다. 다리 힘으로 제대로 홀드를 눌러줘야 몸을 지탱할 수 있다는 걸, 그 땐 몰랐습니다. 물론 이 요령을 알았다고 해도 똑같았을 겁니다. 기본적인 악력도, 체력도 안 따라줬을 게 뻔하네요.
클라이밍을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맘 같아선 계속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몸이 삐걱대네요. 손목을 돌릴 때마다 뚝뚝 소리가 납니다. 처음엔 소리만 나더니, 이젠 욱신욱신 아프기까지 하네요. 지지난 주 목요일에 볼륨 홀드를 잡다가 미끄러진 뒤에는 손가락 통증도 생겼습니다. 정형외과에 방문해서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미세 인대 손상이라면 낫는 데에 두 달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손가락이 아픕니다. 우울하네요.
대신 수영을 등록하기로 했습니다. 5년 전 회사 동료와 함께 수영 강습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접영 발차기를 배우다가 그만 뒀었죠. 체력이 부족해서 25미터 자유형을 가는 것도 어려웠습니다만, 진도는 쭉쭉 나가더군요. 자유 수영으로 다닐까 했지만 계속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 때와 지금 제 체력은 많이 다릅니다. 어느 정도 기초 체력이 붙었죠. 다시 배우면 다르지 않을까요?
자유 수영은 자신이 없고, 초급반부터 다시 들을 생각입니다. 수영은 자전거처럼 한 번 배워두면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워낙 당시에 날림으로 배웠던터라 혼자 시작할 자신이 없네요. 역시 초급반에 등록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동네 주민센터에 수영장이 있다고 합니다. 월요일 새벽 6시부터 하루동안 강습 신청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달력에 표시도 해놨죠. 오늘 5시에 알람을 맞추고 5시 20분에 일어났습니다. 출근 전에 들렀다가 갈 생각이었죠. 다행히 오늘은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주민센터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새벽 수영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역시 세상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아요.
아뿔싸, 오늘이 아닙니다. 오늘이 아니라 다음 주 월요일이었다네요. 달력을 확인해보니 다음 주 월요일로 등록해뒀네요. 어젯밤엔 어떻게 하면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나서 늦지 않고 등록을 할 수 있을까, 만 고민했는데. 날짜가 다를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네요. 저는 참 바보입니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버스를 갈아타고 회사에 가서 동료들에게 아침의 그 바보같음을 털어놨습니다. 다들 웃더군요. 자랑도 뭣도 아니었습니다만 하도 어이 없어서 아무나 붙잡고 신세 한탄을 하고 싶더라구요. 저는 참 바보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 또 걱정입니다. 다시 5시에 알람을 맞추고 자서, 5시 20분에 일어나 6시에 집을 나서야겠죠. 늦잠 자지 않도록 일요일엔 일찍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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