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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무실에서 나선 지 정확히 두 시간 만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친구와 카페에서 만나 서로 할 일을 하기로 했었는데, 보통 한 시간이면 걸릴 거리를 두 시간 가까지 걸려서 온 셈입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광역 버스 안에서 얼마나 답답해 했는지 모릅니다.
제 직장은 경기도 수원에 있습니다. 집은 서울이구요. 본래 강남 근처에 살았었는데 주거 자금 문제로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사 한지 아직 반 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사 장소를 물색할 때 가족들과 갈등이 많았습니다. 지금 지방에 계신 부모님은 도무지 서울에 남으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회사가 수원인데 그 주변에 집을 구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주거 환경만 생각하면 아주 합리적입니다. 서울에서 전세를 얻을 가격이면 회사 근처에서는 웬만한 아파트에서도 살 수 있으니까요.
서울을 벗어나기 싫었던 이유가 뭘까. 당시에는 다니던 클라이밍센터에서 멀리 떨어지기 싫었던 게 제일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운동을 쉬고 있지요. 그냥 집, 회사, 집, 회사를 오가다보니 회의감이 스믈스믈 기어 올라옵니다. 굳이 서울에 살 필요가 있을까.
물론 서울에 살기 때문에 얻는 가치도 많습니다. 당장 친구들이 대부분 서울에 살죠. 암장투어라도 갈라치면, 유명한 암장은 서울에 몰려있기 때문에 수원에서 올라 오려면 웬만큼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수원역에서 홍대 더클라임까지 올라왔다가, 운동을 하고, 뒤풀이에 참여한 뒤, 다시 내려간다?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네요. 만취 승객이 북적거리는 1호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은 끔찍할 겁니다. 일단 저도 술에 취해 있을테구요.
네, 맞습니다. 저는 지금 떼를 쓰고 있습니다. 서울에 살기로 결정한 것도 저. 수원에 있는 회사에 다니겠다고 결정한 것도 저입니다. 이렇게 찡찡 대지만 지금 당장 주위를 둘러보면 서울에 살기 참 잘했어,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카페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있거든요. 달달한 케잌을 한 입 먹으니 불만 가득했던 마음도 진정되는 느낌입니다. 공간을 부드럽게 채워주는 음악도 열일 중이네요.
일기를 쓰면서 감정이 가라앉는 통에 어리광을 끌어나갈 동력이 부족하네요. 오늘 일기는 이렇게 어색하게 끝 맺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지난 일기:
> 18년 11월 7일의 일기: 왜 이렇게 화가 날까
> 18년 11월 13일의 일기: 진하게 몰아친 허기
> 18년 11월 19일의 일기: 저는 바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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