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후, 서울행 기차 안에서 스팀잇에 올라오는 새로운 글들을 눈팅하다가 우연히 @siritable님의 200팔로워 기념 이벤트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리테이블님과 인사도 나눌 겸 축하 글을 남기고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오행시를 남겼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저의 평소 성격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 보면 '미친 X'이라고 하지 않을까. 비가 쏟아지는 차창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것이 이렇게 위험한 일일 줄이야. 다시 질풍노도의 중2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siritable님께서는 저의 이별이야기(?)를 당선작으로 선정해주셨습니다. 그저 황송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상품이 도착했습니다.
'시리의 아침'이라는 이름으로 연재하는 포스팅으로 스티미언들의 식욕을 돋우어주시는 시리테이블님께서 직접 구워주신 수제 쿠키 세트입니다. 생각보다 큰 상자가 와서 놀랐습니다.
초코 맛 쿠키입니다. 가끔 교내에 있는 파리바게트에서 초코 맛 쿠키를 사먹곤 하는데,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크기가 컸습니다. 예쁜 포장지에 하나씩 정성스럽게 포장이 되어있어서 뜯는 것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스팀잇 스티커가 붙여진 통을 열어보니 녹차 맛 쿠키가 들어있었습니다. 먹기 딱 좋은 크기로 개별 포장이 되어있었을 뿐만 아니라 통 안에 다시 별도의 포장이 되어있어서 정말 감동했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이렇게까지는 안(혹은 못) 해주실 것 같은데!
예쁜 포장에 감동한 것도 잠시, 쿠키를 한입 베어보고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너무 맛있어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아주 부드럽습니다.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아요. 근데 바삭함도 느껴져요. 고소한 향도 납니다. 특히, 입 안에서 부서지면서 혀 전체에 스르르 닿아 녹는 쿠키의 달달한 촉감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평생 맛보았던 쿠키 중에 홍콩에서 먹어 본 '기화병과'의 쿠키가 제일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기화 쿠키는 시리 쿠키의 발끝도 못 쫓아갑니다.
처음에는 포장지 개봉하는 게 아까워서 최대한 아껴먹으려고 했는데, 하나 먹어보니 도저히 안 되겠어요. 벌써 3봉지째 먹었습니다. 이제 2봉지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쿠키를 맛보고나니 어릴 때 읽었던 '해리포터'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호그와트의 급식소에서 마법을 쓰면 맛있는 음식이 끝도 없이 접시에 계속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해리포터 녀석의 멱살이라도 잡고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어요. 남은 2봉지의 쿠키를 내일 먹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장담 못하겠습니다.
가장 우울하고 힘든 날에 하나씩 꺼내어 먹고싶어요. 또다시 이렇게 누군가의 정성이 가득 담긴 쿠키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다음 이벤트가 있다면 오행시가 아니라 십오행시, 백오행시라도 무조건 참가하겠습니다. 운만 띄워주세요.
커뮤니티를 하는 또 다른 행복감을 선사해주신 @siritable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느낀 이 행복감을 다른 분들과도 나눌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진지하게 한번 고민해보겠습니다. 모두 편안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