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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만났네..

BY: @oraclekang | CREATED: March 16, 2018, 3:34 a.m. | VOTES: 1 | PAYOUT: $0.00 | [ VOTE ]

어릴 적 할머닌 당신이 어찌할 도리가 없을 때 '범 만났네'라고 하셨다.

"할매 어디가.. 심심해.. 놀아줘"라며 치맛자락을 잡는 나를 보며 "아이 그나! 범 만났네"하셨다..

치맛단 잡은 손을 흔들며
궁금증을 쏟아붓는다..
"할매 왜 범 만났네해? "
"내가 범이야? "
"범이 뭐야?"

"오족오족 오족오족" 종알거리는 내 말투를 흉내내며 손을 잡아 끄신다..
"우리 애씨님 숨도 못 쉬고 또 궁금네..
범이 호랑이 아이가.. 호랑일 만나면 우찌되겠나.."며 빙긋하신다..
"힘 쎄게 도망쳐.."라고 수를 이르는 내게
"도망치면 살긋나.."고 응수하신다..
"왜.. 호랑이 만나면 못 살어?"
"하모 산중 호랑일 만났으니 꼼짝없이 죽은 목숨 아니가.. 처분만 바래야지.. 내 뭘 어쩌겠나.."
떡 줘.. 떡 주면 안 잡아 먹어..라며 책 좀 읽은 티를 내는 내게 "하하 하하 맞네.. 떡.. 떡을 줘야겠네.."하며 주머니를 뒤적여 100원짜리 동전을 내보이셨다..
"이거믄 팽하니 다녀와도 되긋나?"시며 동전을 낚아채 사라지는 내 뒤로 퍼뜩 갔다 오꾸마..하시던 얘기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때 고요히 만트라를 외쳐 본다..
범 만났네..
거친 호흡 사이로 빛이 스민다..
떡~
[IMAGE: https://steemitimages.com/DQmNXbaravVxmcV5FQ5Y9QUD8TNwsw5V9nBycwyPQdWt7Py/Screenshot_2018-02-28-22-12-06.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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