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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결정하고 내가 마주한 물음은 결국 '그래서 무엇을 할것인가' 이다.
이 질문은 사람에 따라 두 가지로 분화 되는데
'당장 그 다음 날 부터 주어질 장엄한 자유를 어떻게 누릴것인가' 와
'지금의 직업을 대체해서 무엇을 통해 수입을 얻을 것인가' 이다.
아마 첫 번째 질문이 어려운 사람은 없을 것 같겠지만 은근히 반례도 충분히 있다.
사회 초년생 시절 다니던 회사에서는 (현재 직장은 두번째 직장이다.) 은퇴한 노년들이
'위원'이라는 직함으로 비상주로 근무를 하고는 했었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신입이던 나로서는 잡일에 매진하며 그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무기력함 혹은 무료함 때문에 다시 직장을 찾아온 이들이었다. \
꼭 노년이 아니더라도 직업활동을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고 여기며 근면한 삶에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은 마냥 주어지는 자유가 반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역할의 부재라고 해석 될 수 있으니까.
물론 나는 그러한 사람은 아니다. 그런 감정의 파도는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것이지만 적어도 현재의 내게는 1억광년 정도 떨어져있다. 내게 세상은 항상 향유할만한 것들로 가득차 있었고 나를 가로막는 거의 유일한 것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결국 더 크게 다가오는 질문은 두번째다.
나는 무엇을 하고 먹고 살 것인가? 대부분의 퇴사자는 먼저 이 질문에 답을 하고 그걸 계기로 퇴사에 대한 결심을 갖게 되는게 정석일테지만, 내 경우는 반대다. 나는 아직 구체적으로 준비된 Plan B가 없다.
문득 이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