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두고 학점을 계산하던 중,
축덕인 나에게 새로운 잡념이 생겼다.
‘학점을 승점으로 환산해보면 어떨까?’
참신하고 쓸데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 A=승, B=무, C이하=패 ] 로 계산해보기로 했다.
이때 [ 이수 과목 수 = 경기 수 ] 가 되고 패스로 학점이 나온 과목은 제외했다.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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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경기 10승 19무 5패....! 처참하다 OTL
마침 EPL도 이제 막 시즌이 끝났다.
비교해보니 에버튼이 나와 승점이 꼭 같다(위로는 번리, 아래로는 레스터).
에버튼은 38라운드까지 치렀고 승점 49점으로 8위.
20개 팀 중 8위는 결코 낮은 순위가 아니다.
그치만 별들의 잔치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도, 그에 못지않은 유로파리그도 나가지 못하는 중위권, 딱 그 정도다(에버튼과 그 팬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밝힌다).
물론 에버튼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훌륭한 선수도 많이 배출한 멋있는 팀이다.
하지만 EPL에서 빅6에도 들지 못하는 에버튼을 응원하는 해외 팬이 얼마나 되겠나?
연고지에 거주하는 현지 팬이 대부분일 것이다.
여기서 나는 축구를 내 인생과 빗대어 볼 수밖에 없었다.
사회에 나가서는 나도 마치 에버튼 같은 사람이 아닐까?
평균 이상 실력의 준수한, 그러나 우승컵을 놓고 경쟁하기엔 역부족인 사람.
에버튼이 그러하듯, 평균 남짓한 사람에게 열광하는 곳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물론 학점이 나를 판단하는 모든 것은 아니다.
그 이전에 학벌(대학 간판)을 볼 것이고, 더 넓게는 다양한 스펙으로 평가할 것이다(굳이 따지자면 학벌도 에버튼 언저리겠지만).
적어도 오늘날 한국의 취업시장에서는 그럴 것이다.
솔직히 나는 취업에는 영 흥미가 없다.
어쩌면 지레 포기하고 관심 없는 척하는 걸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학점’이라는 보험은 좋든 싫든 챙겨가야 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그럼에도 이번 학기도 승을 쌓기는 버거워 보인다...
그저 무사히 졸업만 시켜주세요 ㅠㅠ
석유재벌 구단주가 인수나 해줬으면